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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책 서평]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저자 조세희
 

이 책은 산업화로 인한 계층 간에 갈등을 다룬 소설이다. 저자는 ‘조세희’작가이며 이 책은 그의 소설들을 엮은 연작소설이다.

 

난장이의 가족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구성된다. 이 가족은 재개발로 인해 자신들의 터전을 잃고 은강으로 떠난다. 난장이의 세 자녀는 그곳에서 불합리한 대우를 받으며 일하는데 장남인 영수는 노동자들의 인권을 되찾기 위해 노조를 이끈다.

 

필자는 유년시절 시화 공단지역에서 살았다. 걸어서 10분 거리에 공장들이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은강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이 어린 시절 집 주변에 풍경과 겹쳐졌다. 물론 소설의 배경 시대보다 현재 공장 노동자들에 대한 대우는 많이 나아졌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인간을 공장의 부품으로 취급하는 분위기는 바뀌지 않은 듯하다. 2016년 여름, 필자는 자동차 핸들 공장에서 2주간 근무했었다. 그곳에서 필자는 인간이라기 보다는 전체 제조 과정의 부품이 되었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이러한 경험 탓에 이 책은 필자에게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였다.

 

필자는 난장이 가족의 장남인 영수가 은강기업 회장의 둘째 아들을 죽인 죄로 재판에 섰던 장면이 가장 인상 깊었다. 재판장에서 은강기업 회장의 손자는 돈을 벌수 있게 직장을 마련해 준 자신들을 노동자들이 악마로 취급한다며 분노한다. 은혜를 모른다며 괘씸하게 생각한다.

 

필자는 잠시 그의 말을 들으면서 순간 노동자들이 잘못한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을 했었다. 노동자들은 은강기업의 공장에서 일을 하며 돈을 번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고용자의 편협한 시각이다. 노동자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권리를 보장해 주지 않고 그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든 것은 착취이다. 필자는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닫은 가진 자의 논리가 편협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배부른 자는 배고픈 자의 마음을 헤아릴 수 없다. 그러므로 배부른 자는 더 귀 기울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책을 읽으며 가슴이 계속 답답했다. 노동자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그러하게 만들었다. 똑같은 사람으로 태어났지만 소설에서 보이는 인간상에는 계층이 나누어져 있다. 언젠가는 대한민국에서 계층 간의 갈등이 사라질 수 있을까. 필자는 미래에 계층이 사라져 모두가 평등하게 권리를 누리게 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필자는 계층 간에 갈등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높은 계층에 오르고자 하는 욕망은 사람들 마음에 만연해 있다. 갈등을 최소화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