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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책 서평] 세상이 학교다 여행이 공부다

세상이 학교다, 여행이 공부다
저자 박임순
 

이 책은 5명의 가족이 545일 동안 세계여행을 한 것을 기록한 일지이다. 저자는 세 자녀의 어머니이며 22년간 중학교 교사로 근무하다 퇴직 후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저자는 자신의 가족을 '옥 패밀리'라고 부른다. 여행 전 옥 패밀리는 어느 한국의 가정처럼 대화가 단절되고 교육열이 높은 가정이었다. 이후 아이들에게 '입시전쟁'이 아닌 올바른 교육을 전해줘야겠다고 다짐하여 여행을 떠나게 된다. 여행 이후 그들은 삶과 가족이 품은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깨닫는다.

 

필자는 여행 이후 옥 패밀리의 자녀들이 자신의 진로와 인생을 자신들이 직접 만들어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한국에서 대학에 진학하는 것은 '올바른' 단계로 인식된다. 하지만 저자의 아이들은 이를 따르지 않고 여행을 하며 경험한 일들을 바탕으로 자신이 원하는 삶을 개척한다. 그들은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길을 선택하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따라간다.

 

저자는 이를 나무꾼의 '도끼'에 빗대어 이야기한다. 여행 전 저자는 도끼질을 멈추면 도태된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쉬지 않고 닳고 닳은 도끼질을 이어갔다. 그러나 도끼를 연마시키면 나무를 더 잘 팰 수 있다. 이를 삶에 대입하면 도끼질은 삶의 속도이고 도끼를 연마하는 것은 삶의 방향을 정하는 것이다. 저자는 속도보다는 방향이 중요하다고 말하며 자녀들 또한 그러한 삶을 살고 있다.

 

이 이야기를 듣고 필자는 마음이 불편했다. 필자는 '일단'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일단' 대학을 나와 '일단' 취직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일단'이라는 말을 핑계로 삶이 어느 곳으로 향하는지는 신경쓰지 않은 채 도끼질만 하고 있었다. 멈추면 경쟁에서 진다고 생각했다는 저자의 말이 너무나도 와닿았다. 필자가 평소에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 스스로 안주하기 위해 노력은 하지만, 이 노력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는 알지 못한다. 지금은 잠시 멈추어서 필자의 삶을 되돌아봐야 한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자전거를 타고 집 앞 공원으로 향했다. 공원 벤치에 앉았다. 그리고 생각했다. 바쁘게 사느라 집 주변에 근사한 공원이 있다는 것도 잊고 있었다. 남들보다 빠르게 가기 위해서, 빨리 성공하기 위해서 필자는 노력하였다. 그러나 행복하지 않았다. '무한경쟁시대에 살고 있으니 열심히 살아야 한다'라는 생각은 핑계였다.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지 않다는 것을 잊기 위한 핑계였다. 옥 패밀리의 이야기는 삶의 방향이 어느 곳을 가리키는 잊어버린 20대, 그리고 필자에게 생각의 기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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