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2021년은 한국 문학의 거목, 박완서가 우리 곁을 떠난 지 꼬박 10년이 되는 해다. 그의 타계 10주기를 기리며 박완서 문학의 정수로 꼽히는 연작 자전소설 두 권이 16년 만에 새로운 옷을 입고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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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소설이다. 개인, 집단, 지역의 대조와 모순을 보여준다. 저자는 '박완서' 소설가이다. 책을 읽은 후에 저자의 살아생전 사진을 보았다. 전쟁의 아픔을 겪었음에도 이후에 웃음을 짓는 저자의 모습은 웃음을 더 빛나 보이게 하였다.
이 책은 저자가 국민학교에 입학하기 전인 나이일 때부터 대학 입학 후 6.25전쟁으로 여러 수난을 겪은 때까지의 이야기이다. 초반에는 시골 소녀가 서울에 상경하면서 겪는 사건들로 구성된다. 어린아이의 다소 발칙한 생각이 웃음을 자아내었다. 하지만 소설 속에 담긴 인물의 모순, 정부의 모순이 사실적으로 표현되어 비판적으로 글을 읽게 만들었다.
필자는 이 책을 보며 소설의 주인공 소녀 같은 아이가 필자의 동생이었다면 참 잘해주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개구쟁이 같은 행동들이 귀여워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도시와 시골 사이에서 어느 한곳에 완전하게 정착하지 못하는 소녀에게 딱한 마음이 들어 잘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마지막 부분, 피난지로 선택한 현저동에서 저자가 느낀 사고의 전환을 보고 필자는 소름이 돋았다. 첫 번째 이유는 어린 소녀였던 저자가 성장하여 6.25전쟁의 실상을 글로 알리겠다는 비장한 생각을 한 것이 대단해 보였기 때문이다. 이제 갖 성인이 된 20살의 여성이 이런 담대한 생각을 했다는 것이 놀라웠다. 전쟁의 혼란 속에서 경험한 일들이 필자에게 강력한 자극을 주었을 것이라고 필자는 추측한다.
두 번째 이유는 저자의 말이 마치 필자에게 하는 이야기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서울은 절대 수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정부의 말에 따라 저자는 남쪽으로 피난 가지 않았지만, 도리어 사람들에게 빨갱이라고 취급받는 저자의 이야기를 필자는 글자 그대로 소설을 읽듯이 보았다. 마치 필자와는 상관없는 일 마냥 글을 읽었다. 이는 대한민국의 과거이며 필자의 조상들의 과거이다. 하지만 필자는 이를 인지하지 않고 있었다. 이런 필자의 모습에 대해 저자가 일침을 가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수능국어 강의에서는 소설을 읽는 방법을 가르쳐 주지 않는다. 소설을 분석하는 방법을 알려줄 뿐이다. 필자는 이 소설을 분석하려고 했다. 한국의 역사를 분석하고자 했다. 우리의 역사를 남의 일처럼 분석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그때 당시 사람들이 느꼈을 감정에 공감하여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노력하는 동기를 얻어야 한다.